관객을 사로잡는 스토리텔링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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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사로잡는 스토리텔링의 비밀

by 수도권 여행사랑 2025.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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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우리가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그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혹은 이야기에 깊이 몰입하여 등장인물과 함께 웃고 울며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해서도, 화려한 영상미 때문만도 아닙니다.

그 배경에는 관객을 흡인력 있게 끌어당기는 '스토리텔링의 힘'이 존재하며, 그 핵심에는 바로 '기승전결(起承轉結)'이라는 견고한 이야기 구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승전결은 고대 중국의 시문학에서 유래한 전통적인 서사 구조로, '시작(起)', '전개(承)', '전환(轉)', '결말(結)'의 네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이는 비단 문학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심지어 일상적인 대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의 이야기 전달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원리입니다.

영화 시나리오에서 기승전결은 단순히 이야기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을 넘어, 관객의 감정을 조율하고, 서스펜스를 구축하며, 궁극적으로 주제 의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스토리텔링의 근간을 이루는 기승전결 구조를 각 단계별로 심도 있게 분석하고, 이 구조가 어떻게 영화의 성공에 기여하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 본문

가. 기(起)와 승(承)

이야기의 씨앗을 뿌리고 줄기를 뻗어나가게 하다 영화 기승전결 구조의 첫 단계인 '기(起)'는 이야기의 시작점이며, 관객을 영화 속 세계로 초대하는 문과 같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주요 등장인물(주인공)을 소개하고,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간과 공간을 제시하며, 갈등의 씨앗이 될 만한 사건이나 상황을 은근히 내포합니다. 예를 들어, '기생충'의 '기'는 반지하에 사는 김기택 가족의 궁핍한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되고, 이들의 삶이 가진 한계를 명확히 드러냅니다.

'어벤저스'와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의 '기'는 각 영웅들의 개별적인 상황을 짧게 보여주면서도, 곧 다가올 위협의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기' 단계에서 관객이 주인공에게 감정적으로 이입하고,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흥미를 느끼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감독과 작가는 인물의 목표, 가치관, 그리고 해결해야 할 문제 등을 명확하게 제시하여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기' 단계에서 심어진 씨앗은 '승(承)' 단계에 이르러 줄기를 뻗어나가고 가지를 치기 시작합니다.

이 '승' 단계는 이야기의 본격적인 전개가 이루어지는 부분으로, 주인공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거나, 사건이 점차 복잡해지고 갈등이 심화되는 과정을 담습니다.

주인공은 다양한 인물들과 관계를 맺고,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며, 크고 작은 장애물에 부딪히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성격이 더욱 분명해지고, 그들의 선택과 행동이 이야기의 흐름을 결정하게 됩니다.

'기생충'에서 기우가 박 사장네 과외 선생으로 들어가면서 김기택 가족의 기생 생활이 시작되고,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이 바로 '승'에 해당합니다.

관객은 이 단계에서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며,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궁금증과 긴장감을 느끼게 됩니다. 효과적인 '승'은 관객의 집중력을 유지시키고, '전' 단계에서 맞이할 큰 전환을 위한 밑그림을 치밀하게 그려 나갑니다.

나. 전(轉)

극적 전환점을 통한 이야기의 폭발 기승전결 구조의 핵심이자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단계는 바로 '전(轉)'입니다.

'전'은 이야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꾸는 결정적인 전환점이자, 극적인 사건이나 폭로가 발생하는 지점입니다. 이는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급변시키거나, 그들의 목표를 재설정하게 만들며, 영화의 분위기와 메시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전'은 대개 주인공이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하거나, 충격적인 진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에 찾아옵니다.

'기생충'의 '전'은 지하에 살고 있던 원래 가정부 부부가 다시 돌아오면서, 김기택 가족의 모든 비밀이 들통날 위기에 처하는 순간입니다.

이 지점에서 영화의 장르가 코미디에서 스릴러로 급변하며, 관객은 숨 막히는 긴장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이러한 '전'의 순간은 단순히 놀라움을 주기 위함이 아닙니다. 이는 주인공에게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거나, 그들의 가치관을 시험하고, 궁극적으로 인물 변화의 계기를 제공합니다.

'전'을 통해 주인공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거나, 새로운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주인공의 감정 변화에 깊이 공감하고, 이야기의 흐름에 더욱 몰입하게 됩니다.

'전'은 서사의 정점을 향해 치닫는 중요한 발판이며, 이 단계의 강렬함이 영화 전체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잘 설계된 '전'은 관객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하며, 영화가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오락을 넘어선 예술 작품으로 기억되게 만듭니다.

'전'은 또한 영화의 주제 의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급작스러운 전환을 통해 작가는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관객에게 각인시킬 수 있습니다.

인물들의 고뇌, 사회적 비판, 인간 본연의 욕망 등 영화가 담고 있는 깊은 의미들이 '전'의 순간을 통해 폭발적으로 드러나며 관객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이러한 '전'의 미학은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예측 불가능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전'은 관객을 끊임없이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마법과도 같습니다.

다. 결(結)

모든 것을 매듭짓고 여운을 남기다 기승전결 구조의 마지막 단계인 '결(結)'은 이야기의 모든 실타래를 풀고 매듭짓는 부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전'에서 발생한 사건들이 해결되거나, 그 결과가 명확하게 제시됩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거나 실패하고, 갈등은 해소되거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결'은 영화의 장르와 주제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해피엔딩으로 모든 갈등이 해결되는 밝은 결말도 있지만, 비극적이거나 열린 결말을 통해 관객에게 깊은 여운과 생각할 거리를 남기기도 합니다.

'기생충'의 '결'은 비극적인 비극과 희망적인 꿈이 뒤섞이며, 사회 구조적 문제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방식으로 마무리됩니다.

효과적인 '결'은 단순히 사건의 나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변화와 성장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영화가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응축하여 관객에게 깊이 각인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관객은 '결'을 통해 영화 전체의 의미를 되새기고, 등장인물들의 여정에 대한 공감을 완성하게 됩니다.

'결'은 또한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영화의 감동을 지속시키는 힘을 가집니다.

간결하면서도 여운이 있는 결말은 영화의 품격을 높이고, 다시 보고 싶은 영화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결'이 항상 명확한 해답을 제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모호하거나 열린 결말을 통해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주기도 합니다. 이는 관객이 영화에 대해 스스로 사유하고,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가도록 유도함으로써 영화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듭니다.

'결'은 단순히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것을 넘어, 관객과 영화 사이의 마지막 소통의 창구이자, 영화가 가진 예술적 가치를 완성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결론

영화 기승전결 구조는 단순히 옛 서사 방식의 틀이 아닙니다. 이는 수천 년 동안 인류가 이야기를 통해 소통하고 감정을 공유해 온 방식의 정수이며, 오늘날 복잡하고 정교한 영화 스토리텔링의 뿌리이자 핵심 원리입니다.

'기'를 통해 관객을 초대하고, '승'을 통해 이야기에 몰입시키며, '전'을 통해 극적인 긴장과 감동을 선사하고, 마지막으로 '결'을 통해 모든 것을 매듭짓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 구조는 영화가 관객에게 단순한 시간을 넘어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물론 모든 영화가 기승전결의 네 단계를 칼같이 따르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파격적인 구조를 시도하거나, 전통적인 방식을 비틀어 새로운 서사를 창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시도들조차 결국은 기승전결이라는 보편적인 원리를 기반으로 삼거나, 혹은 그 원리를 의도적으로 전복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궁극적으로 기승전결은 감독과 작가가 관객과의 소통을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이며, 잘 짜인 기승전결은 한 편의 영화를 명작의 반열에 올려놓는 결정적인 요소가 됩니다.

앞으로 우리가 보게 될 수많은 영화들 속에서도, 이 기승전결의 견고한 구조는 변함없이 살아 숨 쉬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할 것입니다.

영화의 마법은 결국, 이야기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승전결의 힘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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